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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을 꿈꾸며

Prologue, 집에 대한 나의 간절함을 시작으로

by Anchou 2017. 11. 15.

먼저 이 카테고리를 만든 이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충남의 한 군 단위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 흔한 중국집, 미용실조차 없는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온종일 친구들과 자연을 장난감 삼아 놀기 바빴다.

그때는 그저 땅콩빵과 호두빵을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시내를 동경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축복인줄 몰랐던 어린 나이였다.



머리가 제법 굵어진 나는 지금 해외에 살고 있다.

내뜻대로 살다보니 이곳 태국까지 흘러오게 된 것이다.

해외에 산다고 모두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특히 태국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들의 생활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우리 부부 역시 그렇고.

이곳 태국 생활을 한지 벌써 6년째.

타국에서, 특히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외국인 장기 거주자에 대한 배척이 강한 나라인 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사는 것은 녹록치 않다.

현지인들과 어우러져 깊게 스며들고 싶지만 때론 어쩔 수 없는 이방인 신세.

지난 8월 우리 부부에게(비자 문제) 억울한 사건이 생기면서 태국 생활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잘 해결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부부는 태국 생활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살이같은 태국 생활이 더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D-day를 딱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슬슬 한국으로 돌아갈 마음의 준비부터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돈이다.

막상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돈이 문제였다.

태국은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불가하기 때문에 매달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

이 부분이 우리의 불안정함을 더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언제까지 경제력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매월 고정 지출이 너무 많은 탓에 노후에 대한 불안이 더 커져만 갔다.

결혼 2년차, 내 나이 30대 중반이지만 아이를 계획하지도 못하는 상황.

우리는 금전적으로 완전한 '0'에서 시작했다.

통장에 있던 전재산 몇 백만원으로 태국에서 아주 작은 결혼식을 올렸고,

그 후로 그렇게 근근이 지내온 것 같다.

우리 부부가 사치를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되돌아 보면 그리 돈에 집착하던 타입도 아니었던 것 같다.

무작정 '잘 될거야'라는 마음 하나로.

나는 안아프고, 내 시계는 느리게 흐를줄만 알았나보다.

태국에서 생활하는 6년 동안 시간은 그대로 흘렀고, 우리만 꿈 속을 헤매이고 있던 느낌이랄까.

친구들은 해외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 '부럽다', '너처럼 살아야 하는데', '역시 넌 다르다' 라며 이야기했지만 지금 오히려 친구들의 생활이 부럽기도 하다.

만약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수도권에 작은 월세부터 시작할지,

한국으로 가는 날짜를 몇 년 미루더라도 지방에 땅을 사서 천천히 집을 지을지,

지방에 시골집을 사서 보수를 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 모든 것을 실행하려면 어쨋든 첫째는 돈, 둘째는 일이 필요하다.

솔직히 더 이상 월세는 살고싶지 않다.

고정 지출비가 너무 아깝고, 불안정한 느낌도 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방에 땅을 사거나 지방에 시골집 구입이 1차적인 목표인데 지방에 살아도 지장없는 일거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터넷 플랫폼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부업과 현재 이곳에서 하고있는 일을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 더불어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

사는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실행하는 사람과 생각만 하는 사람의 차이는 분명할 것이라 믿기때문에 빠르면 1년, 넉넉히 3년을 바라보고 시작하려 한다.

혼자 하려는 계획이 흔들릴까봐 이 블로그도 개설하게 된 것이고.

나중에 많은 것들이 쌓인 블로그를 되돌아 보면서 가만히 넋놓고 있지는 않았다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고, 변화된 삶의 밑거름이 되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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